조영주 동문(문창 98)
아버지와 함께 시작한 글쓰기 2016년 세계문학상 수상작 ‘붉은 소파’는 사진작가가 살인 현장을 찍으면서 사이코패스와 대결하는 이야기로, 사진을 매개로 범인을 찾아내고 치유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담은 소설이다. 조영주 동문은 이번 수상에 대해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며, 아직도 놀랍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인지 궁금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만화가이자 스토리작가인 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아버지가 엉망진창으로 써놓은 글자를 제가 깔끔하게 옮겨 적고, 그 대가로 용돈을 받았어요. 컴퓨터가 없을 때니까, 아버지한테는 제가 필요했죠. 아버지와 야구장에 가서 허영만, 이현세 만화가 아저씨들도 만나곤 했어요. 태어나서부터 줄곧 주변에 만화가 아저씨들이 많았어요.” 이런 환경은 조영주 동문이 소설을 쓰는데 큰 자양분이 됐다.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의 시작과 함께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입학은 조영주 동문이 소설과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제가 재학할 당시에는 실기위주의 수업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 수업들을 받다보니 글쓰기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래서일까? 조영주 동문은 학교와 학과에 대한 애착이 남달라보였다. “학교생활이 굉장히 즐거웠어요. 제가 문예창작학과 1기 졸업생이거든요. 문예창작학과 과지인 ‘창’의 창립멤버로도 활동했어요.” 문예창작학과 재학 시절, 특별한 추억이 있는지 물었다. “문예창작학과 친구들과 김영하 선생님의 소설로 시나리오를 쓴 적이 있어요. 그때 김영하 선생님께서 제가 쓴 시나리오를 계속해서 칭찬해주셔서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 이후에 선생님을 우연치 않게 뵌 적이 있는데, 저를 기억하시고 많은 격려를 해주셨어요.” 추리소설, 소설가로서의 방향을 결정하다 조영주 동문의 필명은 윤해환으로 추리소설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세계문학상 당선작 ‘붉은 소파’ 이전에도 추리소설 ‘홈즈가 보낸 편지’로 디지털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추리소설을 쓰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20대 후반까지 어떤 소설을 써야할지 방황했어요. 그러다 추리소설이 제게 가장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공모전 최종심에 오르거나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작품들이 모두 그런 쪽이더라고요. 결정적으로 20대 후반에 일본의 전설적인 미스터리 작품들을 접한 뒤 완전히 마음을 굳혔어요.” 조영주 동문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건넨 명함 뒤편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흰 바람벽이 있어’ 이 문구는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에서 가져온 것이다. “저는 이 시를 통해 제가 고민하던 인간의 숙명에 대해 긍정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경험은 제가 쓰고 있는 문학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어요.”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은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닌 인간의 가치와 숙명에 대한 고민이 담겨져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리스타, 소설을 위한 또 다른 힘 조영주 동문은 14년차 바리스타이기도 하다. 어쩌다 바리스타라는 일을 하게 된 걸까? “바리스타를 하기 전에 기자활동 했었어요.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기자라는 직업이 저와 너무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기자활동을 관두고, 소설을 쓰기 위해 준비하다가 지금 제가 일하고 있는 카페를 발견했어요. 그냥 분위기가 좋아 자주 오고가다, 카페 사장님과 친분을 쌓게 됐고 그 인연으로 바리스타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바리스타 일은 단순한 일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조영주 동문은 바리스타 일을 통해 새로운 힘을 많이 얻게 된다고 말했다. “평소 성격은 밝은 편이지만, 소설을 쓸 때만큼은 매우 진중해져요. 또 감정적으로도 극도로 몰입해야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힘이 들어요. 바리스타 일은 이런 몰입으로 인한 피로를 덜어줘요.” 소설을 쓰는 일은 꾸준한 일은 아니에요. 어떤 날은 잘 써지고, 어떤 날은 한 글자도 쓰기 어려운 날이 있죠. 그에 비해 바리스타는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해야 해요. 이런 일상적이고 규칙적인 일이 감정적으로 숨을 돌리는 데 도움을 줘요.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일이다보니 체력관리에도 도움이 되고요.” 조영주 동문은 이미 바리스타 일은 돈을 벌기위한 차원을 넘어선, 소설을 위한 또 다른 일이라며 앞으로도 바리스타 일을 쭉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설을 위한 노력들 조영주 동문은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소설을 쓰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소설을 쓰고 있지 않을 때에도 항상 좋은 글들을 필사한다고 했다. “필사는 글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에요.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느낌이 없어도 끊임없이 써야 해요. 그래서 영감이 떠오를 때 언제든지 쓸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어야 해요. 저의 필사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일종의 기다림입니다.”또 그는 어느 출판사와도 계약을 맺지 않고, 항상 소설을 써서 공모전에 응모한다. “출판사와 계약하는 것이 생계를 위해서 더 좋기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스스로 나태해질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 채찍질을 하면서, 절박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기 때문에 출판사와 계약을 하지 않아요.”
숭실대학교, 그리고 문예창작학과 후배들에게 조영주 동문은 문예창작학과 1기 선배로서 학과에 애정이 남달랐다. 특별히 문예창작학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중요한 것은 어릴 때 많은 경험을 쌓는 거 에요. 빨리 성공하는 것이 결코 중요한 게 아닙니다. 빠른 성공과 명성보다는 10년 후 내 모습을 바라보고, 더 멀리로는 내가 죽고 나서 사람들에게 남겨질 모습을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또 소설은 잘 쓰려고 하기보다 재밌게 써야 한다고 생각해요. 글을 쓰는 내가 재밌어야 그 글을 읽는 사람도 재밌게 읽더군요.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히 기다렸으면 좋겠어요.”
조영주 동문은 이 이야기가 꼭 문창과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제가 하는 이야기가 꼭 문학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는 것, 많은 경험을 하면서 빠른 성공에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하는 것. 그것이 결국은 진정한 성공의 길로 여러분들을 데려다줄 거예요.”
* 조영주 동문은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98)를 졸업해, ‘윤해환’이라는 필명으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단편 ‘귀가’로 2회 KBS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우수상 수상, 콘텐츠진흥원 원작소설 창작과정에 선정되기도 하고, 예스24e-연재 공모전에서도 우수상을 받아 장편을 연재하기도 했다. 장편 ‘홈즈가 보낸 편지’ ‘몽유도원기’를 출간, 2016년에는 장편 소설 ‘붉은 소파’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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